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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폐지는 취소됐는데, 왜 광고 성과는 계속 흐려질까

6년 예고되고 세 번 연기되다 결국 취소된 서드파티 쿠키 폐지. 그런데 취소됐는데도 리타게팅과 전환 측정은 계속 무뎌집니다. 신호가 줄어드는 진짜 경로와, 판을 옮기는 퍼스트파티 데이터 실무를 정리했습니다.

유성제 · 테크유니온 주식회사 대표 6분 읽기

여기 6년 동안 예고되고, 세 번 연기되다, 결국 취소된 철거 계획이 있습니다. 크롬의 서드파티 쿠키 폐지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철거가 취소됐는데도 - 그 건물에 세 들어 살던 마케팅은 계속 무너지고 있습니다.

폐지가 취소됐으니 원상복구일까?

연대기부터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2020년 구글이 "2년 안에 크롬에서 서드파티 쿠키를 없애겠다"고 선언했고, 시한은 세 번 밀렸고, 2024년에 방침 자체를 뒤집어 쿠키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2025년 10월에는 쿠키를 대체하겠다던 자체 기술 프로젝트(프라이버시 샌드박스)마저 종료했고, 2026년 현재 크롬에서 그 대체 기술들은 제거되는 수순입니다. 소동은 끝났고 쿠키는 살아남았습니다.

그럼 "쿠키 없는 시대"를 대비하던 마케터는 이제 안심해도 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광고 대시보드를 보면 이미 느끼실 겁니다 - 리타게팅 모수가 예전만큼 안 잡히고, 전환 수치가 실제 매출과 어긋나고, "작년 세팅 그대로"인데 성과가 흐릿해집니다. 폐지는 취소됐는데 증상은 진행 중인 겁니다. 이 측정이 흐려지는 문제는 검색 광고 쪽에서도 같은 모양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범인이 구글이 아니었다고?

6년 내내 업계의 눈은 구글의 입만 보고 있었습니다. 그사이 추적 신호를 조여 온 것은 구글이 아니라 나머지 전부였습니다.

사파리와 파이어폭스는 이미 오래전부터 서드파티 쿠키를 기본 차단해 왔습니다. 아이폰에서는 앱이 사용자를 추적하려면 동의 팝업을 통과해야 하고, 거절이 일상입니다. 살아남은 크롬의 쿠키조차 사용자에게 차단 선택권을 쥐여 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 끄는 사람의 비율이 조금씩 올라갑니다. 여기에 규제가 겹칩니다. 국내에서도 맞춤형 광고의 동의 요건은 조여지는 흐름이지 풀리는 흐름이 아닙니다.

즉 쿠키라는 기술은 살아남았지만, 쿠키가 실어 나르던 신호의 양은 사방에서 줄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이 흐름은 어느 한 회사의 방침 변경으로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6년 소동이 남긴 진짜 발견은 이것입니다 - 남의 신호 위에 세운 마케팅은, 남의 결정 하나에 흔들린다. 브라우저 회사가 정책을 바꾸면 끊기고, 플랫폼이 규칙을 바꾸면 무너지는 기반 위에서, 업계 전체가 발표 하나에 대비했다가 다른 발표 하나에 그 대비를 버렸습니다.

그래서 판을 다시 짭니다 - 남의 신호에서 내 신호로

방향은 명확합니다. 흔들리는 남의 판에서, 흔들리지 않는 내 판으로 기반을 옮기는 것. 그 내 판이 퍼스트파티 데이터 - 고객이 우리에게 직접 남긴 데이터입니다.

남의 신호 (서드파티) 내 신호 (퍼스트파티)
출처 브라우저·플랫폼의 추적 문의·회원·구매·구독 기록
수명 남의 정책 변경에 끊김 우리가 지우기 전까지
규제 동의 요건 강화로 축소 중 동의 기반이라 떳떳함
정확도 추정치 사실

전략이라고 하면 고객 데이터 플랫폼(CDP) 같은 도구 구매부터 떠올리기 쉬운데, 순서가 다릅니다. 도구 없이 시작하는 네 단계입니다.

첫째, 받을 명분을 만듭니다. 고객은 이유 없이 연락처를 주지 않습니다. 체크리스트, 진단, 뉴스레터처럼 "줄 것"이 있어야 "받을 것"이 생깁니다. 둘째, 흩어진 것을 모읍니다. 문의 게시판, 메일함, 전화 메모에 이미 있는 데이터가 대부분의 회사에서 방치돼 있습니다. 스프레드시트 하나로 모이는 순간부터 자산입니다(문의 데이터를 자산으로 바꾸는 방법은 따로 정리해 뒀습니다). 셋째, 동의를 제대로 받습니다. 수집 목적을 명시하고 약속한 용도로만 씁니다. 넷째, 모은 데이터를 광고 계정에 연결합니다.

넷째가 실무의 핵심입니다. 주요 광고 플랫폼들은 광고주가 자기 전환 데이터를 직접 올리는 통로를 공통으로 제공합니다. 쿠키가 놓치는 전환 - 전화 상담 뒤의 계약, 견적서 뒤의 수주 - 를 이런 형태로 물려주는 겁니다.

# 오프라인 전환 업로드의 전형적 형태 (연락처는 해시 처리 후 전송)
hashed_email,conversion_time,conversion_value
f3a9c1...,2026-09-01 14:20,1500000

이걸 받은 광고 알고리즘은 "진짜 계약으로 이어진 클릭"을 학습해 같은 예산으로 과녁을 좁힙니다. 동의받은 고객 명단을 (같은 해시 방식으로) 올려 비슷한 잠재 고객을 찾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남이 만든 관심사 데이터가 흐려질수록, 실제 고객 명단이라는 씨앗의 값어치는 반대로 올라갑니다.

쿠키가 살아남은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돌아보면 이 소동의 결말은 "폐지 취소"가 아닙니다. 추적 기술 하나의 생사와 무관하게, 남의 신호로 마케팅을 짓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것 - 6년이 가르쳐 준 건 그쪽입니다. 검색마저 AI 답변으로 재편되는 흐름까지 겹치면, 플랫폼 밖에 쌓아 두는 내 자산의 가치는 앞으로 더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확인할 건 하나입니다. 고객이 우리에게 직접 남긴 데이터가 지금 어디에, 몇 건이나 있는지 - 그 숫자를 말할 수 있는지 세어 보세요. 답할 수 없다면, 거기가 시작점입니다.

글쓴이

유성제 · 테크유니온 주식회사 대표

기획·컨설팅부터 소프트웨어 개발, AI 솔루션, 호스팅 운영까지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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